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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시작
항해99를 수료했다!
연휴를 포함하면 101일이었다. 101일 동안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었는지는 아직 체감하기 어려우나 가장 큰 수확은 역시 궁금한 게 많아졌다는 점이 아닐까.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특히 더 내가 관심 있어 하는 일 외에는 일절 관심이 없다. 궁금증이 잘 일지도 않는다. 그런데 항해99를 하는 동안 공부를 하면 할수록 지식이 채워져서 궁금한 것들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점점 더 알고 싶은 게 많아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지금도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조바심이 들 정도다. 항해99 초반의 뭘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뭘 모르는지 알고,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는 건 나에게 있어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항해99를 하는 동안 정말 열심히 했냐고 물어본다면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우스갯소리로 쌍둥이 아니냐는 얘기를 여러번 듣기도 했다. 첫 주차의 미니 프로젝트 때 나 한 명 때문에 제출 기한을 맞추지 못한 경험은 당시에는 두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찍했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좋은 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창피함, 부끄러움, 죄책감은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고, 또 실제로 좋지 않은 기분이 들게 하지만 그 감정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수요나 니즈, 솔루션, 기회 같은 것들이 어떠한 불편이나 결핍, 문제로부터 출발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사람들에게 항해99를 추천한다. (프론트엔드 기준)
- HTML, CSS, Javascript에 대한 기본 이상의 지식이 있거나 코딩 경험이 있다.
- 백엔드와 협업하여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경험을 하고 싶다.
- 건강하고 체력이 좋다. (리듬이 많이 무너진다.)
위와 같은 사람들에게만 추천을 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은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항해99의 장점
- 함께 공부하고,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동료들이 있다.
- 실전 프로젝트에서는 백엔드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와도 협업할 수 있다.
- 의지만 있다면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기를 수 있다.
항해99의 단점
- 기본 언어에 대한 커리큘럼이 없다. 즉, react를 공부하는 커리큘럼은 있지만 바로 배워야 하기 때문에 Javascript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거나 함께 공부해야 한다.
- 강의의 질이 정말 별로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강의를 구매해서 따로 공부했다.
- 멘토링의 퀄리티가 천차만별이다. 정말 좋았던 적도, 최악이었던 적도 있다. 운에 맡겨야 한다.
- 프로젝트 팀 배정도 랜덤이라 운에 맡겨야 한다.
- 수강생 수에 비해 매니저의 수가 현저히 부족해서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 코드리뷰 멘토링이 없다. 가장 아쉬웠던 점이다. 내가 작성한 코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혹은 당장은 문제가 없어도 앞으로 어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자각하기 어렵다.
나는 코딩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어찌 저찌 리액트에 대해서 배우고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가면서도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부채감이 계속 나를 따라다녀서 힘들었다. 물론 위의 사항들은 절대적인 나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거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마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전 기수의 피드백을 토대로 조금씩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하니 다음 기수는 또 다르지 않을까 싶다.
첫 인터뷰
이번 주에 생애 첫 기술 인터뷰와 컬쳐핏 인터뷰를 보았다. 사실 학교를 졸업하고 제대로 된 취업 준비를 해 본 적도 없고, 전직장에서 본사로 합류할 때도 면접을 보지는 않았던 터라 어떻게 보면 나에게 있어 첫 인터뷰이기도 하다. 첫 인터뷰를 본 감상은 '그저 부끄럽다.' 이다.
기술 인터뷰는 이미 잘 알고 있는 인터뷰어에게 내가 알고 데까지 설명해야 하는 게 부끄러웠고, 컬쳐핏 인터뷰는 스스로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 라고 어필하는 게 부끄러웠다. 다른 곳에서 인터뷰를 본 분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너무 부끄럽다고.. 앞으로 인터뷰를 보면 볼수록 이 감상은 다채로워지겠지만 부끄럽다는 기조는 금방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기술 인터뷰는 주로 이력서에 작성한 내용을 기반으로 한 질문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프로젝트와 관련된 질문이 많았고, 개발과 관련된 업무가 아니더라도 업무 경험이 있으면 반드시 물어보는 것 같다. 컬쳐핏 인터뷰도 이력서와 관련된 질문들이 많았는데 모두 프로젝트를 제외한 나머지 섹션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왜 개발자가 되려고 하는지는 기술 인터뷰와 컬쳐핏 인터뷰에서 공통으로 질문하셨다. 그 외에도 컬쳐핏 인터뷰는 인성 면접에서 주로 등장하는 나의 장점, 단점, 취미, 성격, 자기소개 등은 반드시 사전에 답변을 준비해 놓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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